본문 바로가기
책 나들이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설흔, 창비)

by 운전마마 2024. 5. 27.
728x90

 

이옥, 김려,

 

이 책은 조선후기의 두 문인의 삶과 글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어느날 논산현감 '김려'에게 '이우태'가 찾아온다. 우태는 이옥의 시 [백봉선부]를 읊은 뒤 아버지 '이옥'의 글을 팔러왔다고 했다. 이옥은 김려의 벗이자 정조의 미움을 산 자이며, 나중에는 김려가 유배를 갔다온 뒤 그들의 우정은 사라졌다. 이옥이 죽기 전 둘은 재회했지만 몇마디 하지 못하고 침묵이 흘렀다. 그랬던 이옥의 글을 보니 김려는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우태는 또 보자며 작별을 했다.

 

다음날 그의 꿈에는 유배시절 기억이 떠오르고, 마음이 다시 뒤숭숭해졌다. 그러다가 이옥의 글뭉치에서 시기(市記)를 읽자 문득 젊은날의 이옥의 환영이 갑자기 나타나 유배시절의 글을 보여달라고 했다. 결국 김려는 어쩔수 없이 그 글들을 꺼냈다. 이옥은 소설체 문장을 쓰고 정조가 벌을 내렸는데도 그 습관을 버리지 않아 군역을 다하고 유배를 갔다. 김려는 강이천의 유언비어 사건(서학옹호)에 말려 유배를 갔다. 유배길에서 만나는 차가운 사람들, 날 피하는 사람들, 괴롭히는 사람들을 만나고 하나둘씩의 따뜻한 사람들(신희욱, 남이곤)등을 만나며 희망을 얻는다. 그렇게 김려는 부령 유배때 자신이 겪은 고초를 글로 썼다.

 

다시 현재, 우태는 밤에 여자를 데리고 소설체 글인 김려의 [방주의 노래]를 불러 최서방에게 잡히고 최수용이 와서 죄를 인정하라고 한다. 김려는 최수용의 말대로 자백하지 않자 곤장을 치라한다. 그렇게 김려는 최수용의 농간에 놀아나고 곤장을 맞은 우태를 간호한다. 우태를 간호하던 중에 다시 이옥의 환영이 나타난다. 이옥의 환영은 유배시절의 일들을 자꾸 말하라고 했다. 할 수 없이 김려는 유배때의 이야기를 말하게 된다. 유배지에서 그를 도왔던 연희(기생)에 대한 이야기, 자신을 괴롭혔던 거미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야기를 마치고 이옥은 떠났다.

 

우태는 깨어나 자신의 아버지의 글의 댓가를 바라지 않고 문집을 만들어 달라했다. 그리고 전기수로 일하며 부령(김려의 유배지)에서 김려의 글을 모으기로 했다. 그리고 김려는 아픈 기억을 회복하면서 다시 부령에 가보자고 위서방(하인)에게 말한다.

 

이 책은 이옥과 김려와 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친구(지응)와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는 방법을 담고 있는 팩션(fact + fiction)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려와 이옥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