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여행 둘째날.
오전에 낙안읍성을 둘러보고, 읍성 근처에서 식사를 한후 선암사로 향했다. 순천에 유명한 절이 선암사, 송광사가 있다고 한다. 그 중 선암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등 7개 사찰) 중 하나이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절에 옛 문화재가 많고, 숲길과 숲속 절집 마당을 걷는게 좋아 여행을 가면 절을 자주 찾는 편이다. 선암사는 '한국의 산사'로 꼽힌 이름난 절로 아치 모양이 아름다운 승선교로 유명하다.
또, 구수하고 깊은 맛을 지닌 야생차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나 있는데, 선암사 옆에 '순천 전통 야생차 체험관'이 있다. 야생차 체험관에서 다도체험 하고, 숙박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선암사를 둘러본 후 송광사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야해서 시간이 넉넉치 않았다. 다도 체험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순천은 다음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은 곳이다🙂)
주차장에서 내려 천천히 20분 정도를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법정스님이 직접 만들고 생활하셨다는 암자 가는 길도 있고, 선암사 가는 길도 있고, 등산로도 있다. 선암사 가는 길로 조금 더 힘내서 올라가면 아랫부분이 무지개 모양인 아름다운 다리가 나온다. 계곡의 너비가 넓은 편이라 숲속에 놓인 다리치고 규모가 있으며 다리 아래 아치가 크다. 자연암반 위에 다리 기단이 놓여져있어 급류에 떠내려갈 위험이 없다고 한다.
건축적인 공법이나 다리에 새겨진 조각 등 그런거 몰라도, 멀리서 보아도 참 멋스럽고 아름답다. 올라가는 길 다리를 바라보았을 때 왼쪽 길로 올라가야 다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자세히 보이지 않으니 다리 건너와서 멀찍이서 그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가길 바란다.
절집 마당은 고즈넉하고, 바람소리도 좋았다. 신라시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유서가 깊은 만큼 아름드리 나무가 많고, 세월이 주는 무게가 느껴진다. 오래된 절집은 화재와 전쟁 등으로 다시 세우기를 반복했겠지만, 그가 품고 있는 시간은 우리 가족 모두의 나이를 더한 것보다 몇 배 더 길다.
절 마당 곳곳은 정갈하고, 아름답다. 돌 하나 놓은 것도 신경쓴 정성이 느껴진다. 기왓장으로 세운 울타리도 멋스럽고, 나무 한그루, 꽃 한그루 모두 제심한 정성으로 돌보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이렇게 아끼고, 정성껏 돌보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산사를 걷던 아이가 급 신호가 왔다면 급히 화장실을 찾는다. 힘들여 찾은 화장실은 '뒤깐'이라는 이름으로, 요즘 쓰지 않는 옛 한글의 이름표를 달고 있다. 다녀온 아이의 증언에 따르면 무척 무서웠다고. 옛날 재래식 화장실. 냄새도 냄새지만, 깊고 어두운 구멍속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두려움이 컸다고 한다. "엄마도 한번 다녀오라"고 권유했지만, 나는 주차장에 있는 현대식 화장실을 택했다. ㅋㅋ
아름드리 나무들에게 인사를 고하고, 아름다운 산사를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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