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만 한 곳 - 서촌 골목길 도보 여행

서촌 골목

지난 주말,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하며 집콕하는 아이와 함께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다.
우리만을 위해 해설해주시는 해설사님과 함께.

'서울관광' Visit Seoul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양하게 서울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관광 코스가 안내되어 있다.
첫 화면에 BTS가 나와 빛나고 있어 깜짝! 😊

서울관광 홈페이지에서 '추천' 메뉴로 들어가 <서울 도보 해설 관광>을 클릭하면
○ 세종대로 사람숲길
○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보물찾기
○ 서촌의 오래된 골목산책
○ 충무로, 을지로 골목의 시간여행
등의 추천코스가 나온다.
(도보 해설 관광의 코스는 총 2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전에 '충무로, 을지로 골목의 시간여행' 도보 해설 관광에 참여했었는데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작은 골목과 수성동 계곡이 멋진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 코스를 예약했다.

※ 비용 무료. 예약 필수.
※ 본래 5명 이상이어야 도보 해설을 실시했으나 현재는 코로나로 3명 이하로 진행한다고.


일요일 오후 2시.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해설사님과 만났다.

오늘 우리가 돌 서촌 코스는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골목을 거쳐 상촌재, 윤덕영 집터, 박노수미술관 앞, 윤동주 하숙집, 수성동 계곡을 거쳐, 이상범가옥, 이상의 집에서 다시 경복궁역으로 가는 코스이다.
소요시간은 3시간.(편한 신발 필수다!)

몇 년 전 서촌에 왔을 때는 통인시장, 박노수미술관을 중심으로 보았었는데,
이번 도보여행은 골목 중심이라고 한다.

앞집과 처마가 맞닿은 풍경, 두 사람이 서면 가득 찰 것 같은 좁은 골목이 정겹다.
상점인 곳도 있지만, 거주하는 분도 계시기에 골목에서는 조용조용 걸으며 소곤소곤 이야기 나눈다.
골목을 돌면 잘 가꾸어진 단정하고 어여쁜 한옥이 나온다.

골목 모퉁이에 있는 한옥집

해설사님이 서촌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골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
아래에 돌이 켜켜이 쌓여있는 골목에 대해 소개해주셨는데,
'세계 정교'라는 종교를 가진 분들이 이 골목에 공동체를 이루고 살며 아기자기하게 (아래 사진) 골목을 가꾸었다고 한다.
'세계 정교'는 1957년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신흥종교라고.
아무튼, 골목이 색도 특이하고 새롭다.

세계정교 공동체 골목

서울시에서 만든 한옥인 상촌재를 지나 윤덕영 집터로 간다.
윤덕영은 '이름난' 친일파로 경술년 한일병합조약의 실질적 책임자였다고 한다.
옥인동 언덕 위에 프랑스식 대저택을 지어놓고 살았다 전해지는데, 그 집터의 넓이가 축구장 8개 정도라고.

지금은 기둥으로 사용되었던 돌이 흔적으로 남아있다.
윤덕영 집터 골목에서 인왕산을 바라보니 그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윤덕영 집터 흔적

윤덕영 집터 골목에서 바라본 인왕산의 모습

한국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박노수 화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박노수 미술관은 코로나로 인해 휴관이었다.
아쉬움을 달래며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을 거쳐 수성동 계곡으로 간다.
서촌에는 조선시대에는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가, 근현대에는 윤동주, 이상, 노천명 등의 문인과 이중섭, 박노수, 이상범 등의 화가가 살았다 한다. 예술가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동네다.

윤동주시인 하숙집 현판

윤동주 시인이 하숙했던 집 담벼락에 서서 사진을 찍고, 별 헤는 밤과 서시와 자화상을 이야기하며 수성동 계곡으로 향한다. 단정하고 좁은 서촌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걷다 갑자기 눈앞에 시야가 확 트인다.
수성동 계곡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믿기지 않아 눈을 몇 번이고 깜박인다.
비 온 뒤라 물소리도 들린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바위 위에 앉아 한숨 돌린다.
쉬니까 다리가 아파온다. 벌써 만보 정도 걸었나 보다.

수성동 계곡

수성동계곡에 있는 커다란 바위들

한숨 돌린 후 이상범 가옥과 이상의 집에 들른다.
이상범 화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43년간 화가가 거주했다는 오래된 한옥 마루에 앉아서 이상범 화백의 그림을 검색해본다. 힘이 느껴지는 한국화다.

이상범가옥 소개

청전 이상범 가옥

마지막으로 이상의 집을 거쳐 경복궁역으로 내려왔다.
3시간의 여정은 지루할 틈 없이 골목에서 한옥으로, 역사로, 자연경관으로, 시로, 그림으로 이어졌다.
즐거운 나들이였다. 서울 도보 해설 관광 참 좋다.

하지만, 다리가 너무 아파 금천교 시장은 들르지 못하고 바로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