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종로구에 있는 박물관 마을
돈의문 박물관 마을
강북 삼성병원 뒤쪽에 위치한 국립 기상 박물관에 갔다가 어반가든에서 식사한 후 체력을 충전하고 돈의문 박물관 마을로 간다. 식사를 한 정동 끝자락에서 다시 길을 건넌다.
돈의문은
조선전기 서울 성곽의 4대 문 가운데 서쪽 문을 말한다. 흔히 서대문(西大文)이라고 부른다. 동대문(흥인지문), 남대문(숭례문)은 복원되어 그 모습이 존재하기에 친숙한데 서대문인 돈의문은 낯설다. 이유는 우리가 그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다.
1915년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도시계획을 다시하며 도로를 확장하는데, 그때 철거되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경희궁터에서 독립문 쪽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어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 위치가 대략 강북 삼성병원 앞 큰 도로 쪽이다. 현실적으로 도로를 막을 수도, 확장할 수도 없어 복원이 어려운 것 같다. 강북삼성병원 옆쪽 인도에서 사진으로만 돈의문을 만날 수 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돈의문 안쪽 마을로 새문안골, 새문안 동네라 불렸다 한다. 돈의문이 경복궁 지맥을 해친다는 이유로 1413년 폐쇄되었다가 1422년 다시 문을 정비해 열리게 되었는데, 이때 '새문'이라는 별칭이 생겼다고 한다. 새문의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 새문안골이라고 불렸다고.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2003년 이웃마을들과 함께 돈의문 뉴타운 지역으로 선정되어 기존 건물을 전면 철거한 후 근린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는데, 마을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건물을 허물로 새로 짓는 게 아닌 기존 건물을 보수하는 도시재생 방식으로 개발, 마을 전체가 박물관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돈의문 지역의 역사를 담은 돈의문 전시관과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한 한옥시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과 골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료 무료.
관람시간은 10시 ~ 18시(본래 19시까지인데 단축됨). 예약 없이 방문 가능하다.
서울역사박물관 앞쪽 전시된 전차를 타본 적이 있었는데, 돈의문 박물관마을에는 전차 정류장이 마련되어 있다. 잠시 앉아 쉬면서 옛 정취를 느껴본다.
박물관 마을에는 6080 감성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새문안 영화관을 비롯해, 서대문 사진관, 삼거리 이용원 등 60년대에서 80년대 옛 서울의 동네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새문안 극장 안을 들어가 보았다.
옛날 향기가 물씬 나는 글씨체로 햄버거, 팝콘, 젤리와 오징어 등 당시 극장 간식을 파는 매점이 있고, 다양한 그때 그 시절 영화 포스터와 주황색 의자도 만날 수 있다.
새문안 극장 안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 <로보트 태권V>,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고교 얄개>, <칠수와 만수>, <떠돌이 까치>, <달려라 하니>, <독고탁>, <아기공룡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 등 60~80년대의 영화와 만화를 실제 상영한다.
상영시간표는 돈의문 박물관마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체험비 무료)
극장을 나와 골목을 걷다 보면 생활사 전시관이 나온다. 생활사 전시관은 '6080 시대의 우리 집'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옛날 부엌과 거실, 공부방 등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누군가 열공했었을 책상 앞에 앉아 책장에 꽂힌 책들을 살펴본다. 책상 위의 악보가 정겹다. 노란색 종이에 인쇄된 악보를 몇백 원에 샀었던 기억이 난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서울 광화문이나 시청, 덕수궁 등에서 10~15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예약 없이 둘러볼 수 있으니 시간 날 때 편하게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박물관 마을을 둘러보고 시청역으로 돌아오는 길, 덕수궁 돌담길에서 만난 길거리 마술쇼가 걸음을 붙들어 한참을 지켜보았다. 일요일 서울 나들이가 즐겁게 마무리된다.
'미술관.박물관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다익선_백남준_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 | 2024.05.19 |
---|---|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회 (0) | 2022.02.02 |
서울 가볼만 한 곳 - 국립 기상박물관(feat.어반가든) (0) | 2021.10.09 |
서울 가볼만 한 곳 - 서울 공예 박물관(feat. 먹쉬돈나 떡볶이) (0) | 2021.10.08 |
서울 견학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 '중국 고대 청동기' (0) | 2021.10.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