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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들이

히카루의 달걀(오퍼스프레스, 모리사와 아키오 저, 이수미 옮김)

by 운전마마 2017.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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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책을 반납하기 위해 도서관에 들렀을 때, 책을 제자리에 꽂고 돌아서는 내 눈에 띈 특이한 제목의 책 <히카루의 달걀>.

 

저자도 낯설고, 책에 대한 사전 정보도 없었지만 제목과 표지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당시 심란하고 마음이 서늘했던 나는 이 책에 마음이 끌렸다. 그렇게 읽게 된 히카루의 달걀. 예상과 같이 책은 참 따스한 내용이었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소설 <히카루의 달걀>은 '청년부원'의 평균연령이 65세가 넘는 쇠락한 시골 마을- 호토하라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양계장을 운영하는 젊은이 무라타 지로는 자신이 키우는 닭들을 '공주님'이라 칭하며 그들에게 특별한 사료를 먹이고, 클래식 음악도 들려준다. 그런 지로가 가진 꿈이 있으니 그건 점점 쇠락해가는 농촌마을을 일본 최고의 관광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지로는 아버지의 소중한 유산인 양계장을 담보로 대출받아 숲속에 달걀밥 전문점을 열고, 달걀밥 전문점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 그들에게 마을의 농산물과 특산물을 소개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원대하면서도 비현실적인 계획은 많은 이들에게 지탄받는다.

특히 무라타 지로의 절친 다이키치는 이 일로 지로와 절교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부푼 기대 속에 출발한 ‘히카루의 달걀’이라는 달걀밥 전문점은 신통치 않은 영업 실적에 문을 닫을 처지가 되는데, 이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인연들은 '히카루의 달걀' 달걀밥 전문점의 기사회생을 돕고, 마을은 지로의 바람대로 활기를 되찾게 된다.

 

여기서 끝났다면 뻔했을텐데, 활기를 되찾은 마을에는 서로의 이익을 재보고 험담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사람들 마음속의 이기심이 커간다. 보통의 우리가 무리 속에서 겪는 그런 일들이 번성의 길에 들어선 오토하라 마을에도 일어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히카루는 '빛'(光)이라는 뜻이다. 지로의 공주님 중 하나인 히카루라는 닭의 이름에서 따왔다.  

 

책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달걀 부메랑'에 나오는 구절이다.

달걀을 굴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듯이 내가 한 말과 행동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부분이다.

'용기를 잃으면 인생을 다 잃는 것'이라는 지로 아버지 어머니의 말씀도 인상적이었다.

마음이 서늘했던 나에게 따뜻함을 전해준 '빛'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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