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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나들이

대학로 견학1- 함춘원,의학박물관(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 대한의원)

by 운전마마 2017.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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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아 서울 대학로 거리를 거닐고 싶다는 큰 아이.

사춘기 소년은 거리를 방황하고 싶은가보다. 그냥 목적없이 걷고, 구경하고, 맛난 것 먹고 싶은가보다.

올해 2월말 일요일에 크루즈가족은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그 이름도 유명한 대학로로.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자기가 검색하다 알게된 '함춘원'이라는 곳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고, 아빠는 가족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의학 박물관'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경기남부에 사는 크루즈 가족의 '말죽거리' 사당동에 차를 대고 지하철을 타고 대학로에 갔다.

 

일요일 오전 대학로 거리는 한산했다. 골목을 걷고 방황하기 전 함춘원과 의학박물관에 들르기로 했다.

서울대 병원 옆에 '함춘회관'이라는 음식점이 보였다. "저기가 함춘원 아냐?"라고 말했더니 곧 큰아이의 면박이 날아든다.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끄럽게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어떡해? 함춘원은 식당이 아니라 사적이라고."

 

함춘원은 공사 중

함춘원은 터에 대한 안내 표지판만 있고, 막에 둘러쳐져 있었다. 복원 공사 중이라고 한다. 

아쉽지만 작은 틈새로 안을 살펴보고, 안내판에 적힌 글자로 그 모습을 상상해볼 따름이다. 

 

함춘원은

1973년 8월 14일 사적 제237호로 지정된 곳으로, 조선 성종 때 만들어진 창경궁의 후원이라고 한다.

지금은 창경궁과 함춘원 사이에 큰 도로가 나 있지만,  예전에는 궁궐과 연결된 곳이었나 보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함춘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졌고, 인조 이후 140여 년간은 말을 기르는 곳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사도세자의 묘가 있었다고. 

조선 영조 임금은 유폐되어 운명한 자신의 아들에게 '사도'라는 시호를 내리고, 사도묘를 건립.

이후 사도묘의 명칭을 수은묘로 개칭한 뒤 1764년에 함춘원으로 수은묘를 옮겼다.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즉위 후 사도의 시호를 장헌으로 올리고, 이후 수은묘를 경모궁이라고 칭하였다.

 

훗날 장헌세자(사도세자)가 장조로 추존되고, 신위가 종묘로 옮겨지면서 경모궁은 경모 전(景慕殿)으로 고쳐졌다. 

일제강점기에 함춘원 옛터에 경성제국대학이 들어서면서 함춘원은 본래의 모습을 잃었고,

한국전쟁기 주요 건물들이 불타 지금은 함춘 문과 경모궁터 쪽에 석단만 남아있다고 한다.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병원 안에 있다.

 

엄마 아빠에게 자기만 알고 있던 사적 함춘문과 함춘원 터를 소개하고 싶었던 큰 아이는 실망이 컸고,

낙심한 아이를 달래며 서울대 병원 내에 있다는 '의학 박물관'을 찾아 나섰다.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박물관'은 고풍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맞았다.

서울 시내에 이런 멋진 건물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의학박물관은 옛 대한의원(1908) 건물 안에 위치해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박물관 홈페이지

 

그런데,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일요일은 휴관이라고.ㅜㅜ

관람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은 10시~12시. 

일요일과 공휴일, 근로자의 날, 개원기념일(10/15)은 휴관이라고 한다.

관람료는 무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제대로 관람 못하고 시간만 쓴 것 같아 처음엔 속상한 마음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기품이 느껴지는 대한의원 건물 덕에 곧 기분이 나아졌다.

아쉬운 마음에 안내판에 쓰인 문구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우리나라에 현대의학이 보급된 역사와 대한의원 건물의 역사 등을 알게 되었다. '토요일이나 방학 중 평일에 다시 와야겠다' 마음먹으며 발 길을 옮겼다.

종두법 보급에 힘쓴 지석영 선생 동상 앞에서 사진 찍고, 서울대 병원을 나섰다.

장소가 병원인지라 환자복 입고 다니는 분들이 보였다. 큰소리로 이야기하거나 웃고 떠들기엔 부적합하다 느껴 소회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춘 문과 함춘원 옛터도 못 보고, 의학박물관 관람도 못해 무척 속상했지만, 한편으로는 서울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문화재와 근대문화유산의 존재를 까맣게 모르고 지낸 무심함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역사, 우리의 문화재에 더 관심 갖고, 찾아가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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